이혼사연 - 남편이 마마보이였다

이혼사연 남편이 마마보이였다

남편과 나는 연애 3년 차에 결혼했다.

남편은 배려심이 깊고, 언제나 나를 먼저 생각해 주는 사람이었다. 데이트 비용도 깔끔하게 반반 부담하면서도, 가끔씩은 나를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해 주기도 했다.

시댁에 가도 남편은 나를 잘 챙겨주었고, 시어머니도 겉으로 보기엔 무난한 분 같았다. 잔소리도 크게 없었고, 그저 조용히 아들을 챙기는 평범한 부모님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혼 후 남편의 태도가 점점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결혼 초반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남편이 엄마와 친한 건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남편의 대화 속에는 언제나 “엄마”가 있었다.
“엄마가 그러는데, 이번 추석 때 너 김치 담가서 가져오래.”
“엄마가 너 이번에 한 요리는 간이 너무 강하다고 하더라.”
“엄마가 말하길, 신혼 때는 이렇게 하는 게 좋대.”

처음에는 그냥 참고 넘어갔다. 남편이 어머니를 존경하고 따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남편은 점점 더 시어머니의 의견을 우리 부부의 생활에 개입시키기 시작했다.

우리 집 가구를 고를 때도, 여행지를 정할 때도, 남편은 늘 “엄마가 그러는데”라는 말을 앞세웠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계부를 철저히 관리했다. 생활비는 각자 일정 금액씩 부담하고, 남는 돈은 저축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홈뱅킹을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잔액: 15,320원’

나는 순간 눈을 의심했다. 한 달 생활비를 제외하고도 남편의 월급이 꽤 될 텐데, 저축한 돈이 전혀 없었다.

“이거 뭐야?” 나는 당황해서 물었다.

남편은 얼버무렸다. “아, 이번 달에 좀 써서 그래…”

하지만 나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결국 남편의 계좌 내역을 확인해보니,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은 자신의 월급 대부분을 매달 친정어머니에게 보내고 있었다. 그것도 적은 금액이 아니라, 사실상 거의 다.

“이게 다 뭐야? 이 돈 엄마한테 왜 보내?”

남편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 엄마 생활비 없잖아. 아들이 도와드리는 게 당연한 거 아냐?”

나는 기가 막혔다. “아니, 생활비를 도와주는 건 좋은데, 왜 나한테 말도 없이 다 보내는 건데?”

남편은 당당했다. “내 돈이잖아. 내가 어떻게 쓰든 네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니,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함께 돈을 모으기로 했던 게 아니었나? 나는 월급의 일정 부분을 저축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모든 돈을 친정어머니에게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사실이 남아 있었다.

나는 이미 남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아직 이혼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찾아왔다.

어느 날, 남편이 시어머니와 통화하는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응, 어제 했어… 아니, 그 자세로 하니까 좀 힘들던데? 응? 그래도 엄마가 알려준 대로 해봤어.”

나는 순간 몸이 굳었다.

‘설마…’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 아니, 남편이 대체 뭘 얘기하고 있는 거지?

나는 그 자리에서 남편에게 따져 물었다.

“방금 엄마랑 무슨 얘기했어?”

남편은 당황했다. 하지만 곧 당당하게 말했다.

“엄마한테 부부관계에 대해 좀 물어봤어.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받으려고.”

나는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 설마 엄마한테 우리 부부관계 얘기를 다 한 거야?”

남편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엄마가 경험이 많으시잖아. 조언 들으면 좋잖아.”

그 순간, 나는 결혼 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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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이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다.

남편은 내 의견보다 어머니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여겼고, 우리의 결혼 생활조차 어머니의 개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심지어 부부 사이의 가장 은밀한 문제까지 어머니에게 이야기할 정도라면, 이 관계는 이미 망가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이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처음에는 반대했다. “이 정도 일로 이혼까지 할 필요 있어?”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야. 나는 당신과 결혼한 거지, 당신 어머니와 결혼한 게 아니야.”

결국 우리는 이혼했다.

이혼 후, 나는 한동안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후회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결혼이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믿었지만, 남편은 나보다 어머니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 사람과 평생을 함께할 수는 없었다.

이제 나는 다시 나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